해남읍 순환버스 논의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읍권 대중교통 부재 문제는 하루 이틀이 아니며, 주민들의 민원은 수십 년째 반복돼 왔다. 
그러나 번번이 '이해관계 충돌'을 이유로 미뤄지고 있다. 또 순환보직으로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잠시 논의가 일어났다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고 있다.
해남읍내에 차가 없으면 병원 한 번 가기도 어렵다는 호소는 주민들의 일상에서 비롯된 절실한 문제다. 
특히 노년층에게는 이동권 자체가 삶의 질을 좌우한다. 지하철이나 촘촘한 버스망을 가진 도시와 달리, 해남읍 주민들은 여전히 자가용 아니면 택시에 의존해야 한다. 주민들은 “버스가 없어 불편하다, 차가 없으면 읍내에 살 수도 없다”며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행정은 여전히 ‘주민들의 적극적 움직임이 없다’는 이유로 책임을 피해 왔다.
더욱 문제는 해남군이 교통난을 풀겠다며 주차장 매입에만 예산을 쏟아붓는 행태다. 차량이 늘어나면 주차장을 늘리면 된다는 단순한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다. 주차장 매입과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만으로도 충분히 순환버스 운행을 시작할 수 있다. 
읍내 도로 상황 역시 순환버스 운행을 가로막을 만큼 열악하지 않다는 점은 이미 주민들도 몸소 체감하고 있다.
해남군은 최근 들어 다른 지자체의 무료버스 도입 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시행 중인 제도다. 문제는 방식이 아니라 의지다. 도입하겠다는 결단과 주민 이동권을 최우선에 두는 철학이 없다면, 이번에도 ‘만지작거리다 흐지부지’ 될 뿐이다.
순환버스는 단순한 교통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삶을 유지할 최소한의 공공 서비스다. 읍내권에서 조차 걸어 다니기 불편한 교통 사각지대가 방치된다면, 결국 주민들은 해남을 떠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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