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향교 단군성조 영모회는 지난 10월3일 개천절을 맞아 서림공원 단군전에서 ‘단군성조 추모대제’를 봉행했다.
단군제향은 국조 단군 성조가 하늘에 오른 지 216년을 기리는 뜻깊은 의식으로,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이화세계(理化世界)의 건국이념을 되새기고 민족의 뿌리와 정체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매년 개천절에 거행되는 해남향교의 단군제향에는 지역 유림뿐만 아니라 군민들도 참여해 민족적 자긍심을 되새기고 있다.
이날 제례는 민경성 장의의 집례로 엄숙하게 진행됐다. 초헌관에는 손명도 해남부군수가, 아헌관에는 김영환 해남군의회 부의장이, 종헌관에는 최영남 유도회 부회장이 봉직했다.
또한 대축에는 손은수 을미장의, 알자에는 백호림 계유장의이 맡았으며, 윤주연 장의, 김양수, 문재식, 노형택, 윤국현 제관과 문영희 여성회장, 민영심 부회장이 함께 제관 및 집사로 참여해 의식을 엄정하게 치렀다.
임형기 해남향교 전교는 “종교적 차원을 넘어 민족의 근본을 기리는 개천절 단군제는 우리 유림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함께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켜야 할 소중한 행사”라며 “단군의 후손이라는 자긍심을 대대로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초헌관으로 참여한 손명도 부군수는 “서림공원 단군전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소중한 유산”이라며 “군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장소인 만큼 단군전과 주변 환경 보존에 행정적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제향이 끝난 뒤에는 제일중학교 1학년 전률 학생이 향교예술단의 대금 반주에 맞춰 개천절 노래를 불러 행사에 더욱 깊은 의미를 더했다.
개천절은 기원전 2333년 단군 왕검이 고조선을 건국한 날을 기리는 국경일이다. 일부 학설에 따르면 서기전 2457년 환웅이 태백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신시(神市)를 열고 홍익인간·이화세계의 대업을 시작한 날로 보기도 한다.
이에 따라 개천절은 민족국가 건국을 기념하는 국가적 경축일인 동시에, 하늘에 감사하는 민족 고유의 명절로 전승돼 오고 있다.
해남 단군전은 황해도 구월산 삼성사와 깊은 연원을 가지고 있다. 1914년 화산면 금풍리 출신의 이종철 선생이 휘문보고 재학 시절 구월산 수학여행에서 폐허가 된 삼성사에서 단군존영과 제기 일부를 가져와 마을 안산에서 제향을 올린 것이 시초로 알려졌다.
광복 이후 1945년 해남군은 서림에 단군전을 봉축했으며, 1959년 현재의 서림공원에 단군전을 조성했다. 해남 단군전은 지난 2006년 해남군 향토문화유산 제12호로 지정돼 역사적 가치와 의의를 이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