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는 해남산업의 보물
화산농협 오상진 조합장

오상진 전남 해남 화산농협 조합장이 고구마 세척·건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오상진 전남 해남 화산농협 조합장이 고구마 세척·건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화산농협(조합장 오상진)이 고구마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최근 가공공장을 완공한 화산농협은 연말부터 냉동 군고구마 ‘달콤한 군고구마’를 시장에 내놓는다. 
원물 유통에서 가공과 수출, 국제 협력까지 영역을 확장해 고구마의 혁신 모델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화산농협은 올해 5000톤 규모의 고구마를 매입하는데 꿀·호박·밤고구마 등 주요 품종을 중심으로 계약재배를 이어왔다. 매출은 2020년 102억원에서 지난해 130억원으로 27% 성장했고, 올해는 140억~15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를 기반으로 농협은 가공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결실을 맺은 것은 냉동 군고구마다. 당도가 높은 꿀고구마를 세척·건조 후 오븐에 구워 급속 냉동한 제품으로, 110~250g 단위로 개별 포장돼 전자레인지 조리만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유통기한도 1년까지 연장해 소비자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오상진 조합장은 “소비자들의 간편식 선호 트렌드에 맞춘 제품으로, 해남고구마의 명성을 되살리고 새로운 소비층을 확보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 조합장이 더 큰 비전을 두고 집중하는 영역은 ‘고구마 페이스트’ 개발이다. 그는 일본 현지에서는 다양한 품종을 활용한 페이스트 산업이 정착되고, 이를 기반으로 거대한 제과·제빵 시장이 형성된 사례를 주목해왔다. 
오 조합장은 “해남에서 고구마 가공 산업을 본격화하려면 반드시 페이스트를 중심에 둬야 한다”며 “페이스트가 있으면 단순 말랭이나 구이용 상품을 넘어 빵,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 등 수천 가지 응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순도 높은 페이스트를 개발하려면 고구마를 찌거나 구운 뒤 섬유질을 제거해 부드러운 입자만 남기는 기술이 필요하다. 
오 조합장은 “고구마 속 섬유질이 입안에서 거부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걸러내야 한다”며 “그렇게 만들어진 페이스트는 아이스크림 원료, 빵 반죽, 비스킷, 라떼 음료 등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구상은 고구마를 단순한 농산물이 아닌 ‘식품 소재 산업’ 의 중심으로 세우는 비전으로 이어진다. 페이스트는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대기업 제과·제빵사, 프랜차이즈 업체와의 협업에도 적합하다. 최근 글로벌기업이 고구마를 활용한 제품을 내놓는 가운데, 해남 고구마가 원재료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면 부가가치는 커질 수 있다. 
오 조합장은 “고구마는 미래 식량 산업의 보물 같은 작물”이라며 “페이스트 기술을 확보해야 해남 고구마가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 단순한 유통에서 벗어나 가공·연구·브랜딩까지 아우르는 선도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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