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배추·양파 높은 수익 마을민 긍지도 커
29일 생태마을 음악회 준비에 전 마을민 나서


친환경 농법은 풀과의 전쟁이라고 했던가. 지금 월산 마을 배추밭에는 고랑에 자란 잡초를 제거하는 예초기 소리가 드높다.
벼 수확이 끝난 월산마을을 푸르게 덮고 있는 것은 배추이다.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월산 마을의 배추밭에 서면 눈이 시원하게 열린다.  
월산 마을은 무엇보다 친환경 재배를 하면서 흙이 살아나고 소득이 늘어난 점이 마을의 변화다. 이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마을민 모두 친환경만이 살길이라고 말한다. 메뚜기가 뛰어놀고 반딧불이 창공을 나는 동네, 16가구 주민들이 만들어낸 친환경 마을이다.
월산 마을에서 재배한 친환경 양파는 20kg 당 1만6000원에 거래돼 약 3배(일반 5000원)의 이익을 가져다준다. 김장배추 또한 100평 당 120만원으로 일반 배추에 비해 4배(30만원)의 소득이다. 배추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몰랐던 올해 월산 마을은 김장용 절임배추를 20kg 한 박스에 3만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해남우리신문이 마련한 생태마을 음악회가 열리는 곳 화원 월산마을.  
저농약 4년, 무농약 3년을 거쳐 이제는 친환경 마을이라는 브랜드가 결실을 맺고 있는 중이다.
친환경농법은 바로 무농약으로 전환할 수 없다고 한다. 제초제에 절여진 땅의 지력을 회복시키고 잔류농약을 없애려면 4년 정도의 저농약기가 필요하다. 이 기간은 실질적인 소득과 연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인내와 소신이 없으면 버텨내기 힘들다. 마을 주민 모두 하나가 돼 일궈낸 값진 친환경 마을이기에 주민들의 마을 자랑은 그칠 줄 모른다.
또한 월산마을은 땅을 혹사시키지 않는다. 사람도 달리고 나면 쉬어야 하듯 2모작을 하지 않는다. 대신 노는 땅은 자주 로터리를 쳐 잡초를 제거해 준다. 또한 질소질이 많은 우분퇴비도 쓰지 않는다. 질소 성분이 작물의 연화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란다. 대신 깻묵, 옥수수, 풀 등으로 만든 유박을 쓴다.
마을 뒤편의 굴양식장에서 생산된 굴껍데기는 천연석회로 쓴다. 굴껍데기는 바로 쓰면 알칼리 성분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빗물에 1년 정도 중화를 시켜 사용한다.
월산 마을에 친환경농법을 도입한 이는 최재문(53)씨다. 최 씨는 마을 이장을 하던 2004년 전남도로부터 친환경 농법을 접하게 됐다. 최 씨는 제초제에 헐벗어 가던 마을을 푸르게 푸르게 변화시킬 꿈에 부풀었고 꿈이 너무 커 두려운 줄 모르고 이 일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마을 주민들의 반대도 있었다. 마을 전체가 무농약으로 돌아섰던 7년 전, 밤에 몰래 제초제를 뿌리는 웃지 못할 일들도 발생했다. 가뜩이나 일손도 부족한데, 논밭둑 풀을 베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불만이었다. 마을 전체가 푸르게 변한 지금 마을 주민들은 그때를 회상하면서 웃음을 짓는다. 지금은 친환경농법이 미래의 대안 농법임을 공감하고 마을 주민들이 더 친환경농법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월산마을은 주민간의 단합이 잘 되기로 소문이 난 마을이다. 마을앞에 위치한 섬 여도까지 3개월간 주민들이 울력으로 노둣길을 놓기도 했다. 물이 빠지면 여도까지 걸어서 갈 수도 있는데, 섬 중앙에는 일제강점기 때 사용했던 여수 수대 터가 남아 있다. 또한 여도 인근은 영산강의 민물이 흘러들어 바닷물과 만나는 곳이라 다양한 어종의 산란지이며, 낙지 바지락, 굴 등이 풍부하다. 특히 전국적으로 여수와 이곳에서만 잡힌다는 새조개의 서식지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몇 년 전에는 바지락 축제를 열었던 마을이기도 하다.  
한편 우리지역 대표 친환경 마을인 화원 월산리에서 오는 29일 밤 7시 생태마을 음악회가 열린다. 주민들은 마을을 찾아올 관객들을 위해 전 주민들이 마을청소에 나섰고 음악회 당일 손님들을 위해 돼지도 잡고 음식도 마련할 예정이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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