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부르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


“70이 넘은 나이게 취미가 있는 것은 행복이지요.”
김연우(73)씨. 황산면 남리에서 대서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 씨의 손에는 항상 색소폰이 들려 있다. 누구에게 들려주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색소폰 소리에 취해 하루도 빠짐없이 부는 색소폰이다. 그런 그가 다중이 모인 땅끝참치축제에서 색소폰을 불었다. 공식 초청된 자리가 아닌 행사장에 설치된 부스를 돌며 색소폰을 연주한 것이다.
나이 지긋하신 분이 찾아와서 들려주는 색소폰 소리에 관객 모두가 즐거워했고 파이팅을 외치며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첫 부스에서는 쑥스러워하던 김 씨도 관객들의 반응에 자신감을 얻은 듯 행사장 전역을 돌며 연주를 한다.
무대에 서본 일이 있느냐고 물으니 그런 일은 없다고 답한다. 삼치축제를 보기 위해 놀러왔는데 술 한 잔 한 동행인들이 한번 실력을 보여주라고 부추기는 바람에 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상외로 반응이 좋자 신명에 겨워 전 부스를 돌게 됐고 생각지도 않는 이번 경험으로 앞으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심정도 밝힌다.
같이 온 동행인들은 색소폰 소리에 취해 태풍이 불어도 색소폰을 분다는 우스갯소리로 김 씨를 놀린다. 무척이나 악기를 좋아한다는 김 씨는 아코디언도 곧잘 켠다.
색소폰은 97년도부터 배우기 시작했고 지금도 매주 3회 목포까지 왕래하며 익히고 있다고 한다.  
바닷가 또는 산 속 어디서나 색소폰을 불고 있는 김 씨는 황산면에서는 이미 색소폰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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