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과 사람이 함께 숨을 쉬는 집. 어릴 적 초가집의 흙냄새를 느끼고 싶어 황토집을 지었다는 유정(45·삼산면 산림리)씨의 민박집은 가장 옛 황토집을 닮았다. 구들도 울퉁불퉁, 방바닥도 벽지도 세련미하고는 멀다. 그러나 장독대며 쌓아올린 장작더미가 황토집과 어우러져 정감이 가는 집이다. 도시적 세련미 보다는 옛 초가집을 닮은 집을 지었고 또 그렇게 운영하고 싶다는 유씨의 민박집은 그래서 좋다.
유씨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지은 집이라 애정이 더 간다며, 황토집은 네모난 시멘트 집에서는 느끼지 못한 따뜻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인간미가 있다고 말한다.
한 번은 손님 예약을 받았는데, 온수기가 고장이 나서 따뜻한 물을 쓸 수 없었단다. 그런데, 손님들이 직접 가마솥에 물을 데워서 씻더라는 것이다. 시멘트로 된 모텔에서는 항의를 하고 난리가 났을일이지만, 황토집에서는 오히려 사람들이 그 불편함을 즐기더라는 것이다. 그건 황토에서 나온 따뜻함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단다. 유씨의 황토 사랑은 집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불과 요는 물론이고 베개에서 옷까지 직접 황토 염색을 했다는데, 황토 이불을 덮고 자면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단다. 유씨는. 흙냄새 맡으며 더디게 살고 싶단다.
흙집마당 532-5216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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