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평 안평~묵동까지 10리 해안길 감동


갯벌·자갈밭·바위군락 등 너무도 변화무쌍
파란 바다와 녹색 배추밭 어우러져 장관


땅끝길은 누가 걷는 길을 걷는다는 것이 아닌 내가 개척하는 길을 누군가 뒤따라 걷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할아버지가 걸었고 아버지가 걸었던 길이지만 내가 다시 개척하는 길인 땅끝길 중 땅끝에서 북평 묵동까지를 걸었다.
이 길 중 북평 안평에서 묵동까지는 10리 해안길이다.  
겨울 손님인 백조가 우아하게 내려오는 곳인 안평마을 바다, 겨울을 맞이하듯 깊고 파랗다.
10리 해안길은 겨울로 접어드는 바다를 가장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길이고 녹색의 겨울배추밭과 마늘밭, 바다가 어우러진 장관을 볼 수 있는 길이다.
해남에 이런 바다길이 있었을까. 곡선의 바닷길에서 모래사장과 바윗돌 군락도, 자갈밭도 갯벌도 만난다. 10리 길 안에 너무도 다양한 바닷가 풍경이 펼쳐진다.
또한 썰물때와 밀물때의 길의 변화는 너무 크다. 썰물 때 찾아왔던 길에는 널따란 모래밭과 갯벌이 펼쳐진다. 함께 온 아이들은 그 넓음이 좋아 마냥 뛰어간다. 그러나 밀물 때는 중간중간 길이 사라져 버렸다 다시 나타난다. 서로 손을 잡아주며 바위에서 바위로 건너는 유격아닌 유격체험이 더해지는 길이다. 또한 파도가 밀려나가는 순간 힘껏 건너 뛰는 스릴도 있다.
이곳 10리 바닷길은 바닷물이 너무도 맑아 바다 밑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동해바다에 온 느낌이다.
땅끝에서 북평까지의 해안길은 제주 올래 해안길과 너무도 다른 느낌이다. 제주도에선 보기힘든 갯벌도 있고 자갈밭 등 해안의 모습이 너무도 다양하다.
또한 중간중간 벼논도 건너고 겨울철인데도 녹색으로 물든 마늘과 배추밭 둑을 건너는 맛이 다르다.
억새가 우거진 하천둑을 걷는 맛도 좋다.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없는 하천둑. 길다란 줄이 형성된다.
서울에서 온 길손들은 길에서 만나는 경운기도, 굴까는 아주머니도 모두 신기하고 정겹단다. 마을에서 만나는 정자, 그곳에서 길손들은 잠시 쉼을 얻는다. 북일 좌일에서 땅끝마을까지 이어지는 땅끝길은 모두 마을을 경유한다.
마을의 당산나무도, 배추밭도, 정자도, 농촌 사람들도 모두 길의 배경이 된다. 그리고 모두 땅끝길의 가치로 떠오른다. 이곳에서 오래도록 살았던 우리들에게는 너무도 낯익은 풍경들이 도시민들에게는 새로운 가치로 다가가는 풍경들이다.
땅끝마을에서 북평 묵동까지의 길은 해안선과 들녘, 하천 등을 경유하는 길이어서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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