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나무나라 공원
풍경소리 바람소리 고택스테이
농작물가로경관 아이디어 돋보여


한 사람의 제안이 수많은 세월이 흐른 뒤 명작으로 탄생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엉뚱한 발상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말도 있다. 2010년 12월 27일 제8회 군청 각 실과 시책연수대회 연구보고대회에선 총 8개의 작품이 소개됐다. 이중 해남읍사무소 땅끝해남 해피11과 가족복지과의 고택스테이 작품을 소개한다. 또한 총 400여점이 접수된 공무원 아이디어 제안 내용 중 농작물가로경관 조성도 함께 소개한다.
                                      <편집자주>


순례자가 있습니다. 그는 땅끝 해남으로 순례를 나섭니다. 세상은 그에게 만만하지 않았나봅니다. 그가 해남을 찾는 것은 생의 마지막 희망, 다시 세상과 살아갈 소생의 힘을 얻기 위함이었습니다.
땅끝해남에서 그는 희망을 얻습니다. 그리고 그는 희망의 나무 한 그루를 삽니다. 그는 나무에 자신의 희망을 담아 나무나라로 향하고 그곳에 희망의 나무를 소중히 심지요. 나무는 무럭무럭 자랍니다. 희망이 그리울 때마다 그는 희망나무를 보며 더 큰 희망을 키워갑니다.  
지난해 12월 27일 제8회 해남군청 시책연수대회 때 해남읍사무소가 제안한 땅끝해남 해피 11의 내용이다.
땅끝해남 해피 11은 장장 200년이 소요되는 긴 프로젝트이다. 주요 관광지가 있는 송지면과 문내면, 삼산면을 제외하고 나머지 11개 읍면에 순례지를 조성해 순례자들이 나무를 심는 것이다.
땅끝순례나무나라 이야기라 명명된 이 사업의 첫 번째 순례지 슬로건은 시작과 희망으로, 해남읍 내사리 고천암 일대에 희망의 나무나라를 조성하는 것이다. 순례객들은 약 8만1000평의 면적에 조성된 나무나라 단지에 자신이 직접 산 난대수종을 식재한다. 모종은 주민들이 키운 것을 사고 나무는 전산데이터로 관리해 인터넷을 통해 순례객들에게 나무의 성장과정을 보여준다.
순례객들에 의해 조성된 나무나라 이야기는 주민들의 쉼터이자 공원, 그리고 명품 관광지로 발전해 유료로 운영한다.
11개 나무나라 중 1개 단지가 조성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20여년, 11개소를 조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200여년이 걸린다.
또한 첫 번째 순례지 슬로건이 희망과 소망이었다면 두 번째 순례지는 사랑고백과 언약이다. 남녀간의 애틋한 사랑고백이 담긴 나무들로 아름다운 공원이 조성되는 것이다. 세 번째 순례지는 건강과 행복, 그리고 마지막 순례지 슬로건은 소원성취이다.
해남읍사무소 시책연수보고팀은 대한민국 국민의 사연과 의미로 조성된 나무나라가 완성되면 땅끝해남은 나무나라 이야기가 있는 순례지로 탈바꿈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11개 순례지마다 이야기와 테마가 있는 나무공원으로서 관광객들을 땅끝으로 불러오게 할 것임도 밝혔다.
풍경소리에 잠을 깹니다. 새소리가 나그네를 맞고 바람소리가 문창살을 넘나듭니다. 나그네는 사랑방 손님이 되었습니다.
주인집 아주머니의 소담한 밥상이 정겹습니다. 아주머니 어깨 너머로 보이는 밤하늘의 별빛이 쏟아질듯 한 긴긴 겨울밤. 가야금 소리가 별님과 화답을 합니다. 남도 육자배기가 울리고 처마 밑에선 황진이의 화려한 춤사위가 펼쳐집니다.    
아이들은 한옥골목길에서 연을 띄우고 팽이를 돌리며 추운 줄 모릅니다. 밤이 되자 모닥불가에서 군고구마로 허기를 달랩니다.    
해남군청 가족복지과 시책연수팀이 제안한 풍경소리 새소리 바람이 나르는 소리-고택스테이 내용이다.
가족복지과 시책연수팀은 삼산면 매정리 한옥골과 현산 백포리 윤두서 고택 등을 문화와 향수, 체험이 있는 민박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한옥골에 온 손님은 사랑방 손님이 되고 한옥골에선 지역예능인들의 남도문화공연이 펼쳐진다. 달님과 별님이 내려다보는 한옥 기와지붕아래서 펼쳐지는 남도문화공연은 단 5분짜리여도 사랑방 손님만을 위한 공연이기에 긴 여운을 남기게 된다.
또한 아이들은 한옥골에서 팽이와 연날리기 등 전통놀이를 체험하고 부모는 장류체험 등 연령층에 맞는 체험을 경험한다.  
프랑스는 농가를 이용한 지트 드 프랑스라는 민박조직이 활성화 돼 있다. 지트 드 프랑스 전국연맹은 농촌의 낡은 주택을 보존하고 농촌인구의 유출을 막기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농가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가족복지과 시책팀의 연구내용은 농촌의 한옥을 숙박시설로 활용하자는 것과 한옥민박에 문화와 전통놀이, 정서를 집어넣어 차별화시키자는 안이다.
또한 한옥이 가지고 있는 자연과의 소통, 생태적 가치를 살려 도시민들에게 심신의 안식처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어머 배추가 가로수네? 하얀 꽃이 피어난 깨와 붉은 고추 등 해남농수산물로 조성된 가로경관 어떠세요.
2010년도 공무원 아이디어 제안 중 해남 특산물인 배추를 가로경관으로 하자는 안이 제시됐다. 도로변에 조성된 서양배추와 꽃보다 우리에게 친숙한 배추를 가로경관으로 하자는 안은 제안선정위원회에서 1위로 꼽혔다.
제안선정위원회는 가로경관을 배추로 하자는 내용에 더해 다양한 농작물로 가로경관을 조성할 경우 시선을 잡을 뿐 아니라 농작물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맛도 새로울 것이라고 평했다.
농작물의 가로경관은 농촌들녘에서 가끔 눈에 띈다. 도로변에 식재된 깨와 고추, 콩 등은 그 어떠한 가로수보다 신선하고 키도 작아 넓은 들녘을 조망할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타 지자체에서도 꽃과 나무보다 보리 등의 가로경관이 등장해 눈길을 끄는 경우가 있다. 현재 해남에는 가로경관으로 도심권의 경우 외국꽃을 식재하고 있고 도로변에는 주로 코스모스를 심고 있지만 특정한 곳에 농작물 가로경관을 조성해 이색 도로화 할 필요성이 있다.                                         박영자 기자/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