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3일 토요일은 우리 마을 나들이 날이었다. 총 18가구였던 마을에 3가구가 귀농을 해와 지금은 21가구가 되었다.
나이 드신 어른들과 아주 젊은 새댁내외, 총각, 다른 나라에서 시집온 아기 엄마 등 비록 조그만 마을이지만 활기가 넘치고 너무나 다복하다.
우리 마을의 자랑이라면 누가 뭐라 해도 단합이 잘된다는 점이다. 아랫사람들은 웃어른을 공경하고, 어른들은 젊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주기 때문에 언제나 가족적인 분위기가 넘치는 마을이다.
올 연초에는 어른들 모시고 목욕도 하고 점심도 먹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둔 이번 봄나들이에 어른들은 너무나 좋아한다. 아짐 열 분, 아제 다섯 분 마치 열다섯 한 가족이 나들이를 가는 것만 같은 분위기다.
나들이를 가기 전날엔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소풍을 앞둔 아이처럼 이만저만 걱정이 되는 게 아니었다. 눈부신 아침 햇살에 마음마저 화창해진다. 다들 날 잘 잡았다고 한마디씩 거든다.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오전9시 40분쯤 함평 휴게소에서 준비해간 소머리 고기와 2년 묵은 김장 김치, 취나물을 된장에 무쳐서 오이고추, 청고추에 맛있게 새참을 먹었다.
첫 목적지인 내소사는 처음이다.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에 마음은 벌써 처녀적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데이트 코스로 좋아 팔짱을 낀 연인들도 북적이고, 앞서가는 어르신들도 너무나 즐거워한다.
점심은 젓갈로 유명한 곰소에서 먹었다. 요즈음 제철인 주꾸미와 생선회 그리고 매운탕의 맛에 빠져 배부른 줄 모르고 먹어댔다.
이어 새만금에 도착하니 양쪽에 펼쳐진 푸른 바다를 보며 차안의 어르신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새만금에 도착해서는 마을회관에 길이 간직할 기념사진을 찍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떠남의 기분에 취했는지 봄기운에 취했는지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부른다.
주변을 휘 돌아본다. 15명이다. 한 해 한 해 사람 수는 줄어들고, 이런저런 이유로 동행하지 못하고, 일부는 돌아가시고, 앞으로 더욱더 줄어들 우리 마을. 이게 우리 마을의 현실이고, 우리 농촌의 현실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마지막으로 목포 유달산에 들러 가볍게 구경도 하고 저녁 식사도 했다. 해남에 들어서자 행복했던 나들이가 끝이라는 생각에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해남 고가에서 고현 입구까지 약10분 정도 정말 목이 터져라 노래도 부르고 마음껏 춤도 췄다. 가만히 그들을 지켜본다. 즐거운 모습 뒤로 아려오는 마음이 겹쳐진다.
공북리의 마을 나들이 마을이 작아 비록 몇 분 되지는 않았지만 의미 있는 하루였기를 소망해본다. 앞으로 지금 이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오래오래 사시면서 이 곳 내 마을 공북에서 젊은 세대들과 어울려 무한정 살아가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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