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당산나무 뒤로 달빛 숨어버리면
남몰래 좋아하던 그애 집 봉창 앞에서 신호를 한다.

한번 또 한번 신호 하고나면 빼꼼이 얼굴 내밀며
하얀 검지손가락 입 가운데 가져다가 쉬잇 하던
단발머리 소녀…
소리 죽여 코고무신 손에 쥐고서 살금사뿐, 살금사뿐
대문 앞에 섰다.
                                    
두근거리는 가슴 달래며 사립문을 열 때
방안에서 들리는 헛기침소리.

소스라치게 놀라며 숨어버린 단발머리 소녀
언제적 추억인가 그립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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