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굿이 해남읍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열려 관심을 모았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한 정월대보름굿은 한해 큰 탈 없이 보내기를 기원하며 동네 사람들과 음식을 함께 나눠먹었던 조상들의 마음을 현대에 재현해보려고 시작된 행사이다.
지난 20일 보름을 1주일 앞두고 열린 대보름굿은 공간아파트 앞 공터에서 열렸는데 인근 주민 150여명이 참여해 잊혀진 우리문화를 함께 즐겼다.
자녀의 수가 줄고 개인주의로 치달아가는 현대사회에서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 음식을 나누고 손에 손잡고 하나가 된 이번 보름굿은 모처럼 공동체문화를 맛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또한 보름굿을 보려면 보존되고 있는 곳을 찾아 멀리 발품을 팔아야 하지만, 접근성이 좋은 읍내에서 열려 아이들이 책으로만 접하던 대보름을 직접 눈으로 보는 기회도 제공해줬다.
대보름굿은 오후 3시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소원지 쓰기, 소원만장 쓰기, 복조리 나눔에 이어 7시에는 찰밥 김밥과 갖가지 나물을 함께 나눠먹었다.
8시부터는 남녀로 나눠 깃발싸움을 했는데, 여성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는 속설에 의해 풍년 기원으로 여성팀이 승리를 했다.
바로 뒤이은 달집태우기 행사에서는 소원지와 소원만장도 함께 태웠는데, 주된 소원은 가족의 건강과 경제적 안정 등이 꼽혔다.
이날 등장한 소원들로는“건강하고 득녀하게 해주세요”“장가 가게 해주세요” “가족의 건강과 화목, 경찰 합격하게 해주세요”에 이어 청소년들의 것으로 보이는“학교와 학원 시험 쉽게 나오게 해주세요”“엄마 용돈 인상해주세요”등이었다.
이어진 강강술래에서는 참가한 전원이 손에 손을 잡고 조경애, 김해숙씨의 선창에 맞춰 흥겨운 춤을 추기도 했다.
삼산면에서 왔다는 교사 양은선씨는 아들의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한 후 상기된 얼굴로 이런 전통적인 행사를 만들어준 주최 측에 감사하다며, 국악고에 다니는 아들과 함께 참여했는데, 무척 보람 있는 행사였다고 전했다.
이 행사는 해남사랑청년회 소속 울림마당(회장 조경애)이 주최하고 해남보름굿준비위원회가 주관한 행사로 해남사랑청년회, I-coop남도한울생협, 민예총해남군지부, 고정희기념사업회, 여성의 소리, 희망해남21, 공무원노조해남군지부 등이 함께 했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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