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해남 수산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전 세계적으로 식량 확보를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맞물려 국제 곡물가격이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세계적인 식량 확보 전쟁에 따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을 제한하고 오히려 사재기에 나서고 있는데다 투기 수요까지 겹치면서 가격은 더욱 급등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식량 확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있고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개펄이 남해안을 중심으로 잘 발달돼 있어 이제는 식량 확보를 위해 바다로 눈을 돌려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잊혀졌던 수산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인 식량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1차 산업인 수산업은 낙후된 과거 산업에서 전도유망한 미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남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자체에서는 수산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수산업 선진지에서는 앞으로 빚어질 식량 전쟁을 대비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확인하고 해남의 수산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전남 고흥
개인어장 바지락으로 대박
전남 고흥은 바지락 주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100여개가 넘는 마을어촌계가 구성돼 바지락 채취에 나서고 있는 고흥에서도 바지락으로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곳이 포두면 남성마을이다. 140ha 면적에서 고흥 바지락의 약 1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남성마을 바지락은 다른 곳에 비해 아주 특별하다. 보통 마을어촌계에서 공동어장을 관리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생산하는데 비해 이곳에서는 개인 어장을 주민들 각자가 관리한다는 것이 이채롭다.
남성마을 앞바다에 가면 흔히 논에서나 볼 수 있는 경계선들이 보인다. 멀리서 바라보면 흡사 논으로 보일 정도로 잘 정돈돼 있는 바지락 채취장이다.
남성마을에서 바지락을 생산하기 시작한지는 70여년이 넘었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도 처음에는 공동으로 어장을 관리했다. 그러다 개인 어장으로 구분 짓고 난 후부터 생산량도 급격히 늘어났다.
공동 어장이었을 경우 1년에 3~4차례 마을 주민 공동으로 수확을 하기 때문에 수확량도 줄고 소득도 그리 많지 않았지만 개인 어장으로 바뀌면서 주민들이 자기 어장을 스스로 관리하면서 좋은 종패도 뿌리고 1년 365일 어장에 나가 바지락을 관리하다보니 질 좋은 바지락을 다량 수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곳의 바지락은 생장이 빠르고 육질이 좋아 고흥 바지락 중에서도 최상품으로 알아준다고 한다.
서옥원 남성마을 운영위원장은 “남성마을은 개인어장 바지락을 통해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마을차원에서 종패 사업을 실시할 경우 조금이라도 많이 가져가려는 주민들 사이에 갈등도 발생했지만 지금은 자신의 바지락 밭에 얼마만큼의 종패를 뿌려야 하는지 경험을 통해 알기 때문에 별다른 큰 문제없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통영
참다랑어 양식 수출 노린다
바다의 쇠고기로 불리는 참다랑어는 흔히 참치로 잘 알려진 어류로 맛과 영양은 최고지만 값이 워낙 비싸 쉽게 접할 수 없는 어종이다.
국내 다랑어류 대부분은 원양어선을 통해 잡혀 일본 등으로 수출되고 국내 양식은 전무한 상태였다. 연간 약 20만 톤(약 6000억원)이상으로 전체 원양어업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요한 수산물이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참다랑어 자원 보존을 위한 국제기구가 결성돼 자원보존 및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참다랑어 양식을 위한 연구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일본, 유럽, 호주가 양식에 성공한 상태인데 우리나라도 통영 욕지도에서 참치 양식을 시범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최초로 참다랑어 양식에 나선 통영시는 회유성 어류인 참다랑어를 가둬서 기른다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었지만 현재는 평균 40~50kg, 최고 90kg에 달하는 400마리의 참다랑어 양식에 성공해 대 일본 수출을 앞두고 있다.
수심 35~40m에 이르는 욕지도 앞바다가 참다랑어 양식에 최적지인 것으로 판명되면서 통영시차원에서 참다랑어 양식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고 가두리를 추가 신설할 예정이다.
이렇게 통영시에서 양식 초반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는데도 참다랑어 양식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통영시 어업진흥과 추부석 담당은 “통영에서 30km 떨어진 욕지도에 참다랑어 양식장을 세운 것은 온난화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뭍에서 불과 수백여m도 떨어지지 않은 정치망 어장에서도 쉽게 잡힐 정도로 참다랑어 떼가 섬 가까이 출몰했기 때문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참다랑어 치어만 있으면 양식을 성공시킬 수 있다고 보고 시작했는데 다행히 참다랑어 떼가 욕지도 앞에서 꾸준히 잡히고 있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15만 통영시 인구 중 1만 2000여명의 수산업 종사자들의 수익 창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영시 관계자는 다 자란 40Kg 대의 참다랑어를 일본에 수출할 경우 200만~3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참다랑어 소비는 1인당 연간 60g에 못 미치고 있다. 하지만 참다랑어 최대 소비국인 일본은 1인당 소비량이 4000g이나 돼 일본과 인접한 강점을 충분히 살린다면 차세대 양식 산업으로써 참다랑어가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추부석 통영시 어업진흥과 담당은 “통영시는 굴이 연간 8~900억원, 멸치가 100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지만 이제는 잡는 어업에서 벗어나 기르는 어업으로 변해야 한다”며 “이번 참다랑어 양식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일본 수출을 통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고 국민들은 값싼 참다랑어를 맛 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산 메카 부산
제2의 도약을 향해
국내 수산 메카인 부산도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연근해 어획물 최대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과 국내 최초·최대 공영 수산물 전문 도매시장인 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이 궁극적으로는 통합을 추진하면서 부산 수산의 미래를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은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 생산량의 20% 정도를 위판 한다. 50%를 넘기던 초창기에 비해선 못하지만 여전히 전국 최대 수산물 위판장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 2009년엔 26만 3000톤의 물량에 4374억원의 위판고를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꿈의 4천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부산공동어시장의 간판 어종은 고등어다. 국내 고등어 생산량의 80% 이상이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 된다. 또 공동어시장에서 위판 되는 전체 수산물 중 고등어가 차지하는 비율도 절반 가까이 된다. 지난 2010년 부산공동어시장의 위판 물량 기준으로 고등어는 43.0%. 이어 삼치(9.1%) 오징어(8.0%) 갈치(5.9%)가 뒤를 이었다.
부산 감천항에 위치한 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은 동북아 수산 물류 허브를 꿈꾸는 부산시의 의지를 담아 지난 2008년 9월 개장됐다. 11만 2천㎡의 부지에 국·시비 2천90억 원을 들여 지은 대규모 첨단 시설을 자랑한다.
그러나 시작은 순탄하지 못했다. 2008년 첫 해 석 달여의 위판실적이 단 7천t, 94억 원에 그칠 정도로 초라했다. 이후에도 지난 2009년 5만 1000톤, 1272억원 2010년엔 6만8000톤, 1925억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성장세는 뚜렷하다. 오징어를 주로 잡는 트롤 어선들을 대거 유치한데다 올해부터는 러시아산 냉동명태를 연중 상장하면서 물량이 크게 늘었다.
도매시장 관계자는 “2500억원 정도의 위판금액이면 도매시장이 흑자로 전환돼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도매시장은 최근 국내외 수산시장들과의 교류에도 적극적이다. 가락, 노량진, 구리 등 수도권의 3개 수산물 도매시장과 네트워크 구축을 제안해 올 하반기 수산 도매시장 협의체가 꾸려질 계획이다. 지난 2009년엔 일본 후쿠오카 중앙도매시장과 자매시장이 됐다. 지난해 실무 협의를 거쳐 양 시장의 교류를 통해 상대 나라에서 선호하는 어종의 직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해남우리신문
wonmok76@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