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애달픈 이야기입니다. 지난달에 있었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그 누구도 어찌 못하고….
처가댁 동네에 노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영감님은 노환으로 귀가 어두우며 아직도 할멈이 상을 차려줘야만 식사를 하시는 분으로서 낚시를 좋아해서 틈나면 동네 저수지에 낚싯대 2~3대 거치해놓고 그 낙으로 사시는 분이었습니다.
어느 날 동각에서 할머니들끼리 노시다가 문득 점심때가 되어 영감님을 부른다며 홀로 저수지 근처로 가시다가 수문 근처 5~6미터 위에서 아래 콘크리트 바닥으로 발을 헛디뎌 돌아가셨습니다. 마침 근처 다른 낚시꾼이 이를 목격하고 회관으로 와 사람들에게 알려 달려갔으나 이미 돌아가신 뒤였답니다. 평생 품팔이로 살아온 할머니를 비명에 보내고 홀로 되신 영감님은 아들집에 얹혀 며칠 사시다가 할머니를 따라 운명하셨답니다.
연이어 부모를 보낸 자식들의 아픈 마음이야 오죽하겠습니까만 동네에서도 순식간에 한 가구가 사라져 버린 일이었습니다. 동네에서도 제일 힘들게 사시다가 슬프게 생을 마감하신 것에 대하여 정말로 코끝이 찡하였습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부흥을 위해 애쓰던 한 시대의 어른들이 떠나고 계십니다.
누가 뭐래도 고향을 지키면서 끝까지 자식들을 위해 모두 다 주는 정신으로 사셨던 분네들이 점점 떠나시면 우리의 정든 터전은 어찌 될는지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모두 발가락이 돌아가고 허리가 굽어 유모차에 지팡이에 기대어 아니면 처음 태어날 때의 모습으로 힘겹게 삶을 이어가시는 분들…. 한 번 더 뵙고 따뜻한 말씀 올리고 응어리진 것이라도 있다면 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살아 계실 적에 한 번이라도 더 얼굴 보여 드리는 것이 효도란 생각입니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