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선 환경에 이제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여전히 힘든 날들입니다. 아, 벌써 추석이 다가오는군요.
추석, 듣기만 하여도 설렘으로 가슴속에 물결이 일렁이는 단어입니다.
어렸을 땐 새 고무신에 때때옷을 입을 수 있었고, 동네 부잣집에서 돼지라도 잡을라치면 장작불에 굽는 목살 한 점과 놀이기구가 귀했던 시절 그 돼지 오줌보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축구공이 되었지요.
대나무가지로 작은 대롱을 만들어 돼지 오줌보에 바람 가득 넣고, 동네 회관 앞에서 그냥 재미나게 놀던 그때가 무지하게 그립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향을 그리워하지요. 여우가 죽을 때면 머리를 고향 언덕쪽으로 향한다는 수구초심(首邱初心)이란 말이 그렇게 와 닿습니다.
해남 고향 하늘의 곱디고운 하얀 솜털 구름이 지금쯤 한가로이 저 앞산에 걸쳐있을 것만 같고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것만 같습니다.
이제 두 달밖에 안되었습니다만, 몇 년이 지난 것처럼 느낌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합니다.
그리운 고향에 계신 분들 모두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천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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