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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너의 고고한 울음소리가 기쁨과 행복을 주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하는구나. 오늘 시작하는 학교생활에 대한 각오와 다짐은 네 삶을 좌우하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사랑하는 서진아! 네 엄마가 퇴근할 때까지 할아버지 손잡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던 일 생각나니?
처음에는 진달래 꽃잎 다섯과 개나리 꽃잎 여섯을 셀 줄 몰라 꽃잎을 하나씩 따면서 숫자공부하며 걸었지.
또 아카시아나무 잎사귀 따기 가위바위보 놀이도 많이 했지.
뭉게구름처럼 활짝 피었다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벚꽃 속을 달리며 “아! 멋있다”라고 큰 소리로 감탄도 했지. 아파트 담장 밑의 맥문동과 벽을 타고 기어오르는 능소화, 길가 화분대에 빨갛게 핀 칸나의 이름도 가르쳐 주었지. 그리고 꽃은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너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까? 아무것도 모르던 네가 읽고 쓰고 덧셈 뺄셈까지 썩 잘하더구나. 동화책도 벌써 수십 권 읽었고 만화로 된「그리스․로마 신화」12권도 모두 읽었다지?
특히 그리스․로마 신화는 훗날 네가 어른이 되어 세상 이치를 깨우쳐갈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랑하는 서진아!
우리 속담에 시작이 좋으면 끝이 좋다고 했다.
오늘 입학하는 네가 할아버지가 특별히 부탁하는 아래 네 가지는 꼭 기억하고 실천하길 바란다.
하나, 건강이다. 건강해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너는 음식을 가려먹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무엇이든지 골고루 먹되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는 가능하면 먹지마라. 특히 너는 아토피성 피부 때문에 음식들에 주의해야 한다.
둘, 독서를 많이 해라. 훌륭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독서에 있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 여자의 예뻐지는 비결 등 세상의 모든 이치가 책속에 있다.
셋, 이제부터 너는 매일 일기를 써라. 하루의 일과는 물론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생각한 것, 또 잘하고 잘못한 행동까지도 기록하면 훗날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넷, 교회에 다녀라. 하나님의 말씀 성경을 열심히 배우고 익혀라. 그리고 예수님이 세상에서 널리 펴고자 했던 사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 기쁘거나 행복할 때는 하나님께 감사기도 드리고 힘들거나 어려울 때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 능력과 지혜를 구하는 기도를 해라.
사랑하는 서진아! 너는 남달리 지혜롭고 총명하여 무엇이든지 잘 할 수 있다. 피아노, 영어, 한문 등 열심히 배우고 의문 나는 것은 즉시 물어서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라. 끝으로 모든 일에 부지런하고 겸손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서진이가 되기를 하나님께 기도하며 이만 줄인다.
할아버지가.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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