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그분이 좋아하는 곶감을 사기로 했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나의 정성어린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너무도 안전하다고 믿었던 차였는데…. 출근하려고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 뒷좌석을 보는데,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어요. 순간 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분명 커피와 곶감이 있어야 했습니다. 처음엔 어제 저녁 차를 타고 나갔던 남편이 트렁크에 넣어두었겠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차에서 내려 확인해봤지만, 트렁크 안에는 커피와 곶감이 없는 겁니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혹, 커피와 곶감을 내려놨어요?”하고 물었는데, 남편은“난 뒷좌석에 커피와 곶감이 있는 줄도 몰랐어”하는 겁니다.
대체 어디로 사라졌는지 한 동안 멍해졌습니다. 속이 쓰리고 아팠습니다. 한참을 아프고 나니,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그 사람에게는 그게 필요했나 보다. 우리 사무실보다 내가 주려고 했던 곶감주인보다 그 사람에게 더 필요한 물건이었나 보다’이렇게 생각하고 마음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만 커피 180포 다 먹을 때까지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을 텐데….
해남우리신문
wonmok76@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