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방식 그대로 고집
효소 고추장도 일품

계곡면 여수리 김성임씨는 전통방식 그대로 장을 만든다. 장, 된장, 고추장, 깻묵장과 장소금까지 허투루 만드는 음식이 없다.
계곡면 여수리 김성임씨는 전통방식 그대로 장을 만든다. 장, 된장, 고추장, 깻묵장과 장소금까지 허투루 만드는 음식이 없다.

 

 2024년 올해 해남미남축제 미남스토리관의 주인공은 해남 장이다. 14개 읍면에서 조상 대대로 장 제조방법을 이어온 14가정의 장을 소환하는데 이번 호에는 계곡면 여수리에서 전통 장을 만드는 김성임(68)씨를 소개한다. 
계곡면 여수리에서 전통방식대로 장을 만드는 김성임씨는 시어머니가 써온 씨간장으로 장을 담가왔다. 시집와 지금껏 장을 담가왔으니 벌써 그 세월이 50여년이다. 그는 옛날 어른들이 하던 전통음식을 잘 만드는데 최대한 옛것 그대로 하려고 노력한다. 
양력 12월 공기가 차가울 때 메주를 띄운다. 메주도 재래식으로 만드는데 손이 워낙 크다 보니 매년 400kg의 콩으로 메주를 만들고 있다. 음력 동짓달에 메주를 띄워서 온돌방에 불을 뗀다.
김성임씨는 시어머니에게 배운 그대로 정월 그믐 손 없는 날에 장을 담근다. 시어머니의 씨간장을 계속 사용하는데 묵은장을 섞어서 장을 만든다. 한 항아리에 두면 간장이 닳아지기 때문에 장을 옮겨가며 담아준다. 장을 담글 때는 물과 소금, 고추, 숯만 넣는다.
장을 담고 40일 이후에 장가르기를 한다. 간장은 끓여서 항아리에 부어 보관하고, 된장은 그만의 색다른 방법이 있다. 옛날 어른들은 보리밥을 해서 된장에 넣었는데, 김씨는 방앗간에서 보리쌀 가루를 빻아다가 된장에 넣는다. 보릿쌀가루를 넣으면 구수한 맛이 좋다. 여기에 간장, 소금을 넣고 항아리에 다독다독 담아 보관하는데 묵은 된장으로 위를 덮는다. 새 된장은 적어도 6개월은 지나야 맛이 좋단다. 
김씨는 된장으로 된장국을 끓이거나 고구마순을 조물조물 무쳐서 먹곤 한다. 또 머위나물을 무칠 때 고추장과 된장을 넣으면 제맛이란다. 
김씨는 묵은장에 끼는 소금 결정을 장을 새로 담을 때마다 꼭 따로 챙겨두는데, 이 소금 결정을 물에 씻어 말렸다가 ‘장소금’을 만든다. 이 맛이 어찌나 좋은지 어떤 조미료도 필요 없다. 김씨는 장소금이 주방에 떨어지지 않도록 매년 만들고 있는데, 그 양이 매년 2kg 정도다. 주로 나물을 무치거나 국을 간할 때 사용한다. 
또 김씨가 빼놓을 수 없는 별미는 바로 ‘깻묵장’이다. 겨울에 방앗간에서 기름을 짜고 난 깻묵 찌거기를 가져다가 메주콩과 섞어 깻묵장을 만든다. 메주콩과 깻묵을 1대1로 섞어서 주먹만 한 크기로 만들어 가운데 구멍을 내고 짚을 놓고 띄운다. 이렇게 만든 깻묵은 먹기 5일 전에 장하고 물을 부어서 만드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김성임씨는 “예전에는 나무틀에 기름을 짜기 때문에 기름이 덜 짜졌는데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어른들이 깻묵장을 만들어 드셨다. 그걸 따라 만들었는데 집안에 귀한 손님이 오면 일부러라도 만들어 내놓던 것이 깻묵장이다”고 말했다.  
깻묵장에는 먹을 때 파, 고추, 마을, 고춧가루 등을 넣어서 먹는데 주로 비빔밥에 비벼 먹는다. 집에서 먹어본 사람들은 이 맛을 그리워 한단다.  
김성임씨는 손이 커서 장을 만들 때면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 고추장도 그만의 남다른 비법이 있는데 7~8월 삼복더위에 밀과 콩을 삶아서 1대1로 메주를 만들어 24시간 발효시킨다. 잘 띄운 메주를 건조기에 30시간 이상 바짝 말리고, 방앗간에서 메줏가루를 빻아온다. 이렇게 만든 메줏가루로 한겨울에 고추장을 만드는데 마늘을 푹 삶아 듬뿍 넣어 만드는 효소 고추장이다.
메줏가루에 가춧가루, 조청물엿, 소주, 소금, 장, 멜장, 효소, 찰밥, 매실, 마늘을 넣어 만드는데, 약 120kg의 고추장이 탄생한다. 이렇게 만든 고추장은 회무침을 하거나 떡볶이, 고추장불고기 등 어떤 음식을 해먹어도 그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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