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장독 닦고 청소
친정엄마에게 배운대로
2024년 올해 해남미남축제 미남스토리관의 주인공은 해남 장이다. 14개 읍면에서 조상 대대로 장 제조방법을 이어온 14가정의 장을 소환하는데 이번 호에는 북일면 월성리에서 전통 장을 만드는 강영애(64)씨를 소개한다.
북일면 월성리에 사는 강영애씨는 현산 황산이 고향으로 20살에 월성으로 시집왔다. 친정어머니를 보며 음식을 배운 딸은 시집와 지금껏 옛날 어머니가 하던 전통음식을 잘 만드는데 최대한 옛것 그대로 하려고 노력한다.
그의 삶에는 어머니의 가르침이 담겨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장독대를 쓸고, 반짝반짝하게 옹기를 닦는다.
그래서 그의 장독은 반질반질 윤이 난다. 집안의 중요한 보물로 여겨 정성을 쏟아 쓸고 닦으며 깨끗하게 관리한다. 장독대 항아리들은 강씨의 보물창고이자 가장 애착이 큰 살림살이다.
강영애씨는 “친정에서 보고 자랐던 것처럼 장독을 늘 귀하고 소중하게 다룬다. 장독을 청소하면 기분이 좋다. 청소하고 보고 있으면 예뻐서 사진도 찍는다”고 말했다.
전통을 지키는 일은 그의 고집이다.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옛날 어른들이 하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집에 플라스틱 용기 하나 없이 이 집에선 옹기, 항아리, 사기가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다.
장을 담그는 것은 이 집의 연례행사다. 강영애씨는 직접 농사지은 콩을 사용해 매년 11월 중순에 메주를 만든다. 콩 40~60kg 정도 메주를 만드는데 가마솥에 삶고 으깨서 메주를 만든다. 짚을 바닥에 깔고 메주를 덮어주는데 정성을 들여 한 번씩 메주를 뒤집어준다. 하얀 털이 나오면 볏짚으로 새끼를 꼬아서 처마에 메주를 건다.
강영애씨는 옛날에 친정어머니가 하던 방식 그대로 한다. 겨울이면 처마 밑에 걸린 메주를 보러 오는 동네 사람들도 많다. 옛날에는 당연한 풍경이었지만, 이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이라 어르신들도 정겨워 한다.
강영애씨는 주로 음력 1월 장을 담그는데 월성마을에서는 대부분 한 날에 장을 담근다.
음력 1월 말날을 찾아 담그는데 이왕이면 닷샛날이나 엿샛날에 담근단다.
강영애씨는 “옛날부터 이런 말이 있다. 장이 다디달다고 하여 닷샛날에 담고, 장이 엿 같이 달다고 하여 엿샛날에 장을 담근다. 우리 마을에서는 대부분 같은 날을 받아서 장을 담아왔다”고 말했다.
장은 메주에 고추, 숯, 소금, 물을 넣어 담그고 약 30일 이후에 장을 가른다. 메주가 적당히 물러졌으면 건져내 그대로 으깨서 항아리에 담는다. 된장에 날장을 섞어서 너무 되직하지 않게 한다.
간장은 끓여서 씨간장에 붓는데 시어머니 때부터 내려온 씨간장이다. 햇장과 씨간장을 모두 합치기 때문에 바로 먹을 수 있다.
집장은 주로 국을 끓일 때 사용한다. 미역국, 생선조림, 매운탕 등에 쓰며 나물을 무칠 때도 사용한다. 집장이 음식에 들어가야 제맛이 나기 때문에 꼭 집장을 고집한다. 된장은 봄에 시금치나 취나물을 무치거나 국을 끓여 먹는다.
한편 강영애씨는 부녀회장을 8년 동안 맡으며 동네주민들을 알뜰히 살펴왔고, 해남군생활개선회 6년 회장, 새마을 문고회, 북일청소년 선도위원회 등에 소속돼 봉사를 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