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 주공 2차 어르신들
11명 단체 걷기 신바람

해남읍 주공 2차 아파트에 사는 어르신들에게 ‘단체 걷기 챌린지’는 일상이자 재미난 놀이가 됐다.
해남읍 주공 2차 아파트에 사는 어르신들에게 ‘단체 걷기 챌린지’는 일상이자 재미난 놀이가 됐다.

 

 “우리는 목숨 걸고 걷는다.”
해남읍 주공 2차 아파트에 사는 어르신들이 ‘단체 걷기 챌린지’를 하며 서로에게 건네는 농담이다. 어르신들은 1차 단체 걷기 챌린지를 성공하고 2차 도전 중이다.
올해 90세 최고령 강남심 어르신부터 70세 김현복씨까지, 총 11명이 한 팀이다. 이들은 같은 아파트에서 살며 재미난 노년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보통 하루 8,000보에서 만보까지 걷는다. 어르신들은 아침 7시30분이면 노인일자리에 출근한다. 해남도서관, 노인종합복지관, 가족어울림센터 등 공공시설 주변을 청소한다.
일을 마치고 나면 곧장 해남공원이나 아파트 단지로 발걸음을 옮긴다. 아파트를 돌고, 공원을 거닐고, 때로는 텃밭까지 다녀오면 오전에 8,000보를 채울 때도 많다. 비 오는 날이면 실내 자전거를 타거나 아파트 복도를 걷는다. 
걷기는 이제 어르신들에게 일상이자 재미난 놀이가 됐다. 휴대폰으로 걸음수를 확인하고, 서로 걸음수가 덜 채워지면 어서 걸으라며 격려한다.
강남심(90) 어르신은 “내가 나이가 많아서 처음에는 걱정이 됐는데 지금은 할 만하다. 남들에게 폐 안 끼치려고 열심히 걷는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모두가 걷기 운동을 했던 건 아니다. 2~3년 전부터 몇몇 어르신들이 개인적으로 걷기를 시작했고, 보건소 개인 걷기 챌린지에 참여해왔다.
이번에 어르신들에게 단체 걷기를 제안한 이는 주공 2차 아파트 노인정을 방문해 관리하고 있는 조용자 독거노인 생활지원사였다. 
조용자 생활지원사는 “이번에 단체 걷기가 생겨서 어르신들도 이왕이면 즐겁게, 건강도 챙기면서 걸어보자고 제안했다. 어르신들이 노인일자리 활동으로 많이 걸으시기 때문에 조금 더 노력하면 목표를 채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제안에 어르신 11명이 응답했다. 스마트폰 앱 사용이 익숙지 않아 그의 도움으로 어플을 깔고 단체 걷기에 참여했고 노인정에 들를 때마다 어르신들을 응원했다.
서로 격려하고 챙기며 1차 걷기 도전에 전원이 성공했고 단체 걷기 성공 보상금 5만원을 받았다. 여기에 개인 상금을 모아 팥죽으로 회식을 했다.
진예님(82)씨는 “우리나라 좋은 나라야. 상금 받아서 노인정에서 다 같이 먹었다”며 “노인들이 재밌게 걷고 용돈도 타니 즐겁다. 새벽에 교회 갔다 와서 아파트 단지를 돌고, 저녁에 걸음이 덜 채워지면 밥 먹고 나와서 또 걷는다”고 말했다.
이번 2차 도전에는 더욱 열심이다. 어르신들은 상금을 모아 다음 회식 메뉴로 오리고기를 계획 중이다. 
정성자(76)씨는 “이렇게 재밌는 도전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우리는 같이 걸으면서 정말 재밌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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