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평 남창 ‘서툰어부가’
정성 가득 한 상 깊다
가을이 오면 해남의 식탁은 전어로 물든다. 북평면 남창리에 자리한 ‘서툰어부가’, 제철 요리인 전어로 맛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해남으로 귀어한 고광오(64)·오귀옥(68) 부부가 10여 년째 지키는 ‘서툰어부가’에서는 전어를 회·초밥·구이·무침으로 풀어낸다. 고광오씨는 이 코스 한 상을 전어의 끝판왕이라는 뜻을 담아 ‘하이엔드 전어’라고 이름 붙였다.
특별한 회 경험에 전국에서 문턱 닳게 이 집을 찾고 있다.
첫 코스는 전어회. 상 위에 전어회와 김, 초밥용 밥, 생와사비, 직접 빚은 쯔유가 놓인다. 방법은 간단하다. 김 위에 밥을 올리고 와사비는 살짝, 넓게 포 떠낸 전어회 한 점을 쯔유에 살짝 적신 뒤 밥 위에 얹어 한입에 넣는다. 입에 넣는 순간, ‘전어를 이렇게도 먹네’라는 탄성이 먼저 나온다. 의외의 조합에 감탄이 나올만큼 깊이 있는 맛이다.
다음은 결이 다른 전어회다. 뼈와 함께 씹는 맛을 살린 세꼬시 회 두 종류와 순살 회가 번갈아 접시에 담겨온다. 씹는 결이 달라서, 같은 전어라도 맛이 다르다.
다음 전어구이는 ‘어두일미’의 정석을 따른다. 한 사람당 한 마리씩, 머리째 먹어야 ‘전어 한 마리 잘 먹었다’는 인정을 받는다.
이어지는 전어 회무침에는 사과와 양파 등을 갈아 빚은 초장을 수개월 숙성해 사용하며, 식초는 겉보리 식초만을 사용해 깊고 은은한 감칠맛을 만들어낸다. 무침 채소도 배와 양파, 오이, 당근, 부추, 고추 등 7가지 이상 넉넉하게 넣어 아삭한 식감을 더한다.
어느 한 접시에도 대충이 없다. 재료는 바다에서 올라온다. 남창마을 어촌계장인 고광오씨는 매일같이 물때를 살피고, 낙지와 생선을 직접 잡아 신선도와 상태를 확인한다.
고광오씨는 “전어는 5가지 종류가 있는데, 품종에 따라 서식이 달라 먹는 시기가 다르다. 전어는 특히 손질이 까다로운데 비늘 하나, 뼈에 핏물이 고이지 않게 하는 게 기술이다”고 말했다.
손맛의 축은 오귀옥씨로 발효식품에 관심이 깊어 고추장은 물론 활어회의 풍미를 받쳐주는 폰즈와 초장까지 집에서 빚는다. 참기름 역시 직접 짜다가 사용해야만 제맛이 난다며 수고로움을 자처한다. 어느 것 하나 정성을 쏟지 않는 것이 없다. 조미료는 한 톨도 쓰지 않는 것이 그만의 철칙이다.
이곳은 방문 전에 예약을 권장한다. 자연산 해산물만을 쓰기 때문에 바다가 허락하지 않거나, 재료 소진 시에는 빠르게 문을 닫는다. 가을 전어가 한창인 요즘, 식탁마다 즐거운 전어 한 상이다. 이 맛에 반한 이들은 해남, 완도, 진도, 광주, 목포 등 전국에서 찾아오고, 또 택배로도 주문한다.
메뉴 가격은 전어 코스요리 2인 기준 5만원, 3인 기준 6만9,000원, 4인 기준 9만2,000원이다. 1인 추가금은 2만3,000원이며 셀프초밥과 야채, 김, 공기밥 등이 별도다. 광어회는 2.5kg 10만원, 참돔은 1kg 3만5,000원, 농어 1kg 3만2,000원, 우럭 1kg 3만5,000원, 능성어 1kg 7만원이다.
운영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오후 5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매주 ‘맛의 수도 해남, 이 맛에 해남 산다’ 이용의 날
9월 셋째 주는 전어 요리 대표 업소를 이용하는 날이다. ‘서툰어부가’ 북평면 달량진길70 (537-4600), ‘춤추는산오징어’ 해남읍 구교2길26 (536-1017), ‘여로’ 해남읍 수성4길19-1 (536-3031), ‘술시’ 해남읍 구교2길34 (536-8805), ‘황궁물회’ 해남읍 남부순환로132 (533-2158), ‘줌횟집’ 해남읍 구교2길29 (533-5885), ‘매부리바다횟집’ 황산면 아리랑길199-14 (534-4889) 등이다.
식당자료 제공 : 해남군 관광실 위생팀
※식당 명단은 해남군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