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수영 초등학교 정춘란(59) 교장의 사물을 바라보는 눈은 남다르다. 35년째 동요 작사작곡가로 활동 중인 정춘란 교장. 그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인성교육은 동요라고 자부한다. 그가 만든 동요 중 5곡은 공식 음원으로 등록됐다. ‘친구들 하나둘씩 돌아간 운동장엔 별들이 하나둘씩 반짝이며 내려오고 꽃밭에서 달맞이꽃 웃음지며 피어나고 별 친구 꽃 친구들 아이들이 보고 싶어 내일 기다리네~’ 이 곡은 진도 오산초등학교 재직시절 아이들이 떠나고 난 뒤 남겨진 운동장의 밤 풍경을 보며 만든 곡이다. 제목은 밤운동장이다. 대학에서 음악교육을 전
해남사람들
김유성 기자
2020.12.21 14:49
-
해남문화원이 젊어지고 있다. 또 예전의 영광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해남문화원은 故황도훈 원장시절 향토사 저변확대와 전통문화 복원 및 전승분야에서 커다란 업적을 남겼다. 당시 황도훈 원장은 해남마한사 복원과 강강술래 대중화, 문화인재 양성 등 숱한 족적을 남겼다. 이러한 황도훈 원장시절의 영광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문화원은 김종호 문화원장 취임 이후 향토사 연구와 전통문화 복원 및 전승, 해남문화인재 양성이라는 축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전 해남문화원만 존재했던 시절과 달리 지금은 예총과 평생교육원, 해남군립도서
해남사람들
박영자 기자
2020.12.21 14:45
-
해남농업정책의 대부, 양태곤 농정과장이 오는 24일 34년간의 공직생활을 뒤로 하고 퇴임식을 갖는다.1987년 신안군 도초면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0년 계곡면으로 발령받은 때부터 농업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0년 마산면 지방농업주사로 승진 후 2012년 계곡면장을 거쳐 유통지원과장, 농정과장 등을 거쳤다.그는 34년 공직생활 중 30년을 농업분야에 몸담아 농민들과 교류하며 태풍, 폭우 등 자연재해에 따른 농업인들의 입장을 대변했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양 과장이 산림보호팀장으로 근무할 당
해남사람들
김유성 기자
2020.12.21 14:38
-
해남읍 해리 백두3차아파트, 매일 아침이면 입주민들이 내놓은 쓰레기를 정리하고자 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김용운(65) 관리소장과 아파트 청소를 맡은 최영애(68)씨다. 이들의 정리솜씨는 타 아파트에도 소문이 날 정도다. 백두3차아파트는 분리수거를 잘하고 깨끗한 아파트로 소문났다. 쓰레기 하나 발견되지 않을 만큼 깨끗한 아파트가 된 것은 김용운 소장과 최영애씨 때문이다. 김 소장은 단지 내에 떨어진 담배꽁초, 쓰레기를 보일 때마다 줍는다. 입주자들이 불쾌하지 않도록 늘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맡은 일이지만, 직업의식이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0.12.15 14:32
-
1989년 폐허가 된 미황사를 찾았을 때 앳된 스님이 나를 맞았다. 유난히 미소가 예뻤던 스님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다시 찾았을 때 스님의 등엔 지게가 짊어져 있었다. 지금의 미황사는 스님의 지게에서 시작됐다.스님의 지게 짐이 더해질수록 미황사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도 늘어났다. 그 발길 따라 2000년 미황사 한문학당이 열렸다. 한반도 남쪽 땅끝절에서 열린 한문학당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한문학당이 열리던 날, 미황사에 놀러간 난, 아이들의 가사 옷을 빨았다. 그런데 옷이 너무 많았다. 아이들은 전통건축을 이해하고, 단
해남사람들
박영자 기자
2020.12.08 11:31
-
직거리 고정 고객수 1,000여명, 키운 농산물마다 연일 완판하는 판매왕 농부가 있다. 귀농 7년차인 해남만재농장 전세정(42) 대표다. 전 대표는 북일면에서 무농약 유자, 태추단감, 감자, 마늘, 고구마, 절임배추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데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해남군농업기술센터에서 강소농 교육을 통해 마케팅, SNS를 배운 그는 2016년부터는 친환경농업을 하는 여성농업인들과 함께 ‘밤을 잊은 농부’라는 모임체로 프리마켓과 직거래 장터를 통해 협업을 해왔다. 낮에는 농장에서 일하고 밤에 모여 마케팅 공부를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0.11.23 14:18
-
삼산면 대흥리 마을주민들이 국화꽃 아래서 하나가 됐다. 마을회관 앞을 아름답게 장식한 국화 아래서 국화축제를 연 것이다. 마을회관 앞 정자도 국화꽃이 장식하고 마을회관 앞 동산도 온통 국화꽃이다. 마을을 찾아오는 외지인들도 국화향연에 취하고 마을주민들도 국화와 함께 가을을 맞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국화를 그냥 보낼 수 없다며 주민들은 지난 14일 마을잔치까지 열었다. 일명 국화축제다. 대흥마을을 국화공원으로 만든 이는 김홍근(72) 새마을지도자로 지난해 대흥사 입구에서 열린 미남축제 때 사용한 국화를 가져와 집마당에서 키웠다. 집
해남사람들
박영자 기자
2020.11.23 14:10
-
우리나라 청자는 어디서 최초 생산했을까. 1980년대까지만 해도 상감청자를 꽃 피운 강진군이었다. 그러다 90년대 들어 중부권이라는 학설이 대두됐고 그러한 학설은 지금까지 굳건히 자리잡았다. 중국의 청자기술이 육지를 통해 우리나라 중부권으로 전해졌고 그 기술이 강진군을 비롯한 해남 화원으로 전래됐다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20여년 전 이러한 정설에 정면으로 도전한 이가 있었다. 해남 화원 출신 변남주 교수. 당시 변 교수는 화원면에서 생산된 청자기술은 중부권에서 유입된 것이 아니라 바다를 통해 중국 남방 월주에서 직접 유입됐고 따라서
해남사람들
박영자 기자
2020.11.16 15:50
-
이선규(75‧삼산면 신기), 문종철(73‧읍 상일가구), 이성만(70‧계곡면 선진리)씨, 집을 나서는 70대 노장들의 손엔 언제나 색소폰이 들려있다. 이들은 서는 무대마다 제각각의 색으로 관중들을 색소폰 안으로 흡입시킨다. 연륜이 낳은 색과 몸짓, 그 진한 울림에 흔들리지 않는 관중이 어디 있으랴. 이들의 색소폰 경력은 3~4년, 땅끝색소폰동호회 회원 중 막내둥이들이다. 같은 연령대라는 연대의식으로 뭉친 막내둥이들의 공통점은 연습벌레, 저녁 7시에 시작한 연습은 밤 11시를 훌쩍 넘긴다. 동호회 사무실인 해남실용음악학원이 밤늦도록
해남사람들
박영자 기자
2020.11.09 16:33
-
“농사는 답이 안 보이고 애들은 대학에 보내야 했는데 막막했죠. 계약재배, 공판장으로는 상황이 바뀌지 않겠더라고요. 새로운 판로가 절실해서 45살에 마케팅 공부를 시작했는데, 앞으로 행복한 농부가 돼 50살이 되면 꼭 날개를 달고 날 거라고 다짐했어요.”절실했던 그는 블로그에 올릴 글을 매일 새벽까지 썼다. 블로그는 성실함만 있다면 나를 알릴 수 있는 최고의 무료 광고판이었다. 농촌 일상, 재배법, 수확시기, 농장 이야기 등 자신만의 노하우가 담긴 정보성 글을 올렸다. 블로그를 시작한지 2달 만에 작두콩을 완판했다. 그렇게 꾸준히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0.11.02 16:07
-
북평면 남창에서 신선한 수산물로 해남을 전국에 알리는 청년이 있다. 땅끝매일수산 김평선(40) 대표는 낙지와 직접 키운 새우, 전복을 판매한다.김씨의 철칙은 당일 들어온 수산물은 바로 판매하지 않고 해감하는 것이다. 정화한 해수와 깨끗한 수조에서 1~2일 정도 보관하면 낙지, 새우, 전복이 먹었던 이물질을 뱉어낸다. 수조에서 적응을 하면 배송과정에도 싱싱함이 유지돼 먹어본 이들도 놀란단다. 김씨는 10년 전 수산물 도매업에 뛰어들었다. 부모님은 주로 대규모 도매를 해왔는데, 김씨가 합류하면서 조금씩 소매 비중을 늘려갔다.소매는 고객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0.10.27 10:37
-
“언젠가 전라도 사투리를 쓰며 남쪽에 살겠다는 꿈을 안고 해남에 내려왔어요.”갓 구운 빵 냄새가 풍기는 이곳, 삼산브레드에는 훈훈한 온기를 나누는 윤미순(51) 제빵사가 손님들을 맞이한다. 삼산면사무소 인근, 노랗게 물든 들녘 옆으로 새로 생긴 빵집. 현대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에 깔끔한 인테리어, 부담 없이 담백하게 즐기는 빵이 조화를 이룬다.취미로 빵을 만들던 윤씨는 빵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즐거워 보인다는 동료들의 말을 새겨듣고 남쪽에 살겠다는 꿈을 앞당겼다. 출장을 다니며 대흥사 길을 눈여겨봤던 윤씨는 산이 나지막하고 길이 아담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0.10.12 15:54
-
트롯가수 ‘금강’이 대한민국 최고가수가 되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문내 고당 출신 김도연(27)씨가 7년의 꿈 트롯가수로 데뷔한다. 예명 ‘금강’으로 활동하는 김씨는 첫앨범 ‘아싸인싸’를 오는 10월3일 정식 발매한다.가수 금강은 “1집 앨범 타이틀곡은 ‘아싸인싸’인데 요즘 시대에 맞게 품격 있게 산다는 걸 인싸라고 한다. 모든 여자들에겐 아싸지만 내 여자에게는 인싸가 되고 싶은 남자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박지훈씨가 작사 작곡한 ‘아싸인싸’는 가사가 따라 부르기도 쉽고, 리듬이 경쾌해 처음 들어도 자연
향우
조아름 기자
2020.09.28 14:35
-
지역 고구마를 활용해 디저트인 커피콩 빵을 만들어 손님들의 테이블에 내놓고 고구마 음료를 개발해 선보이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메뉴개발에 나서는 ‘커피브루’ 대표 김현수(32)씨.지난해 해남미남축제 때는 고구마 막걸리를 빚어 관광객을 맞았고 올해 미남축제 음식개발 용역에 참여해 고구마 음료를 연구하고 있다.코로나19 국면에선 읍은 1만원 이상, 면단위는 3만원 이상의 배달영업도 하고 있다. 또 지난 16일부터 카페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한 손님에게 마스크 한 장을 나눠주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코로나19 이후 단체 손님이 15~20% 떨
해남사람들
김성훈 시민기자
2020.09.21 15:00
-
송지면 공예가 이영란(61)씨의 집에 들어서면 자수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6폭에 수놓은 산수화에는 4계절의 대자연이 담겼다. 그는 더운 여름, 절벽 사이로 흐르는 폭포수와 푸르른 소나무를 수놓으며 그 속에 빠져 살았다. 앞에 놓인 미니병풍에는 따뜻함과 재미가 있는 풍속도가 담겼다. 송지면 통호가 고향인 이씨는 7년 전 해남에 귀향했다. 고택 지붕만을 살려 새로 지은 집에는 8폭 병풍을 놓기 위해 맞춤으로 공간을 마련했다. 그만큼 자수는 그의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씨는 30대 때 교통사고로 집에서 쉬면서 우연한 기회에 자
해남사람들
해남우리신문
2020.09.14 13:52
-
의좋은 삼형제가 요식업으로 뭉쳐 해남에 없던 새로운 중식문화를 만들고 있다. 김철호(37)‧김철웅(35)‧김철범(33) 형제는 지난 3월 해남읍 구교리에 ‘부라더객잔’을 열었다. 중식당과 포차를 결합한 중식포차로, 누구나 편하게 식사를 하고 술도 곁들이는 식당이다. 오랫동안 중식 주방장으로 일했던 둘째 철웅씨가 요리를 맡고, 막내 철범씨는 홀과 포차요리를 담당하고 있다. 동생들을 위해 전폭적인 투자를 했던 큰형 철호씨는 해남세무서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점심 운영을 마치고 오후엔 부라더객잔에서 함께 일한다. 큰형 철호씨는 “형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0.09.07 15:21
-
인생 중년에 귀농한 부부가 황칠식초로 희망의 길을 걷고 있다. 발효식품이 좋은 아내 김성희(53)씨, 전원생활을 꿈꾸며 나무를 키우고 싶었던 남편 이철웅(57)씨는 2015년 해남으로 귀농해 3만평에 황칠을 심었다. 발효에 관심이 많았던 김성희 대표는 식초 전문가가 됐다. 김 대표는 식초를 알리고자 브랜드 ‘식초시집가는 날’을 만들어 옥천면 영춘리 도로가에 체험홍보관을 마련했다. 이곳에는 발효실이 있어 황칠식초뿐 아니라 황칠차, 황칠소금, 블루베리식초, 사과식초 등도 구입이 가능하다. 또 식초를 만드는 과정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0.08.31 15:54
-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식당, 둘이라면 더욱 좋다. 읍 구교리에 위치한 ‘구교리식당’은 편안하게 밥 한 끼, 술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예쁜 그릇에 정갈하게 1인분씩 담겨져 나와 오롯이 나를 위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 날이 어둑해지면 삼삼오오 모여 술과 밥이 어우러지는 작은 심야식당이 된다. 오대오(32) 청년이 3~4년 동안 준비한 구교리식당은 공간배치, 시설 등에서 이용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가게 입구에 경사로를 설치해 유모차나 휠체어도 쉽게 들어올 수 있으며, 테이블 간격은 넓게 배치해 아이와 편안하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0.08.14 11:31
-
커피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지수(28) 원장은 10년 경력을 가진 커피전문가다. 부모님의 권유로 커피 공부를 시작한 그는 고등학생 때 자격증을 취득해 보조강사로 커피를 가르쳤다. 서울 태생인 김 원장은 서울, 천안, 광주 등에서 가족과 카페를 운영하며 커피 교육, 창업 컨설팅 등을 진행했다. 2018년 우연한 소개로 해남공고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하면서 해남과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전남에는 커피를 배우거나 상담할만한 기관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올해 2월 해남읍에 ‘해남 커피 바리스타 학원’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바리스타 자격증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0.07.27 16:05
-
생계 때문에 놓았던 조각칼을 은퇴 후 다시 잡은 옥공예 작가가 있다. 황산면 옥연마을에서 옥공예를 하는 구달혜(67) 작가는 젊은 시절 옥공예를 시작했다. 옥공예 조각을 시작한 지 40년이 훌쩍 넘은 세월이다.젊은 시절 옥공예 기술이 귀했던 충청도에서 어렵사리 기술을 배웠고, 공장을 운영했다. 옥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먼 해남 옥연마을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 그야말로 옥을 따라온 인생이었다. 옥공예가 한창 번창할 때도 있었다. 그때 시절이 그립지만 언제부턴가 찾는 이가 적어 대부분의 작가들이 겸직을 하면서 이 일을 했다. 힘든 여건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0.07.20 16:34